태국의 왕궁- 에메랄드 사원 "왓 프라깨우(3)"

태국 건축유산 순례

특별취재팀 | 기사입력 2015/01/31 [19:51]

태국의 왕궁- 에메랄드 사원 "왓 프라깨우(3)"

태국 건축유산 순례

특별취재팀 | 입력 : 2015/01/31 [19:51]

(5) 회랑과 라마키안 벽화, 가상의 동물 수호상.
 
“하누만(Hanuman)은 그의 몸을 산만큼 부풀렸고, 그의 꼬리로는 전체 캠프를 방어하는 담장을 만들었다. 그는 프라람(Phra Ram)의 누각을 자신의 입안으로 옮겼다. 자연스럽게 그의 입은 입구가 되고, 혀는 문이 되었다. 하누만은 수크렙에게 문을 지키게 하고, 피펙과 프라락은 프라람을 보호하도록 했다.” 이 이야기는 태국의 대표적인 서사시 ‘라마키안(Ramakian)’의 한 구절이다. 에메랄드 사원을 감싸고 있는 회랑에는 이 서사시의 장면, 장면이 벽화로 묘사되고 있다.
 
‘라마키안’은 인도에서 만들어져 동남아시아 전역에 보급된 서사시 ‘라마야나(Ramayana)’의 태국판으로서 현 왕조의 개조인 라마 1세가 만든 것과 그의 아들인 라마2세가 만든 것 두 가지가 존재한다. 라마키안은 인도의 신 ‘비쉬누(태국판: 프라 나라이)’의 화신인 ‘라마(프라람)’와 그의 아름다운 아내 ‘시타’를 납치한 ‘토사칸’ 사이에 벌어지는 전쟁담으로서, 무용, 연극, 음악 등을 망라하는 태국 전통문화의 젖줄이다. 스토리 속에는 라마의 오른팔인 원숭이 대장 하누만을 비롯한 동물들, 신, 천사, 악마 등 영적 존재들, 반인반수의 가상동물 등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며, 대립되는 두 인물을 중심으로 양대 세력을 구성한다. 주인공과 조연들은 이야기의 전개과정에서 각종 초능력을 발휘하며 독자들에게 풍부한 판타지를 제공한다. 궁극적으로 라마가 승리하고 아내 시타를 되찾음으로써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는데, 라마라는 인물을 통해 악을 제압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영웅상이 감동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라마키안의 원형인 라마야나는 힌두문화권에 광범한 영향을 행사한 서사시로서 동남아시아 어디를 가든 이 이야기를 소재로 한 다양한 문화공연을 경험할 수 있다. 라마의 부하로 등장하는 원숭이 하누만은 극동 3국에서 가장 유명한 고대소설 중 하나인 서유기의 손오공과 유사성이 있어서 극동과 동남아간의 문화적 매개체가 된다. 에메랄드 사원의 회랑에는 모두 178칸, 총 연장 900여 미터의 벽에 서사시 라마키안의 장면을 태국적 요소를 담아 경쾌하게 묘사하고 있다.
 
에메랄드 사원에는 모두 일곱 개의 문이 있고, 이 중 여섯 개의 문에 좌우로 거상들이 서있다. 얼핏 보아서는 다 비슷하게 생겼으나, 모습이 약간씩 차이가 있다. 모두 ‘라마키안’의 등장인물들로서, 라마와 맞서 싸운 토사칸과 그의 동료들이다. 다들 엄청난 능력을 보유한 존재들이지만, 라마와 그의 부하들과의 전쟁에서 죽임을 당한다. 악한 존재들이었던 이들이 이제 이곳에서는 부처님의 사원을 지키는 수문장으로 다시 부활하였다. 사원을 지키는 이들의 모습은 마치 악한 본성을 버리고 불법을 지키려는 인간을 상징하는 것 같다.
 
불교의 이상세계인 수미(메루)산 기슭에 ‘히마판(Himmaphan)’이라고 하는 신비에 둘러싸인 숲이 있다. 수미산은 히말라야와 동일시 되기도 하므로 혹자들은 ‘히마판’이라는 숲이 히말라야 어딘가에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는다. 히마판 숲은 동물의 세계다. 이곳에는 일반 동물뿐 아니라, 인간의 몸을 한 반인반수의 동물은 물론, 서로 다른 동물이 합쳐진 신비한 제 3의 동물이 존재하는 곳이다.
 
에메랄드 사원에서 우리가 보게 되는 특이한 모습의 동물들은 모두 그 기원이 히마판 숲에서 온 동물들이며, 주로 수호자로서 인간을 돕는 존재로 등장한다. 특히, 중앙 테라스 위에는 금빛을 입은 가상의 동물들이 군데군데 배치되어 있는데, 테라스 위에 건축된 세 개의 건물(제디탑, 몬돕형 장경각, 쁘랑 쁘라삿)이 불교의 이상세계인 수미산을 상징하는 것이므로, 이 같은 가상동물의 배치를 통해 수미산 기슭에 있는 히마판 숲을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동물들의 불가해한 모습은 사람들로 하여금 두려움 또는 신비감을 느끼도록 한다. 이 같은 인간의 두려움 또는 신비감은 가상동물에게 힘을 부여하여 인간세계의 수호자로서 등장하게 한다. 따라서, 우리는 이상세계 수미산의 상징이자 신과의 교통이 이루어지는 성스러운 장소인 사원의 곳곳에서 수호상의 역할을 하는 가상동물들을 만나게 된다. 머리가 일곱인 뱀의 왕 ‘나가’, ‘나가’를 제압하는 ‘가루다’, 사자의 모습을 한 ‘싱하’, 지팡이를 든 ‘탄티마’, 반인반조의 ‘키나리’, 33개의 머리를 가진 코끼리 ‘에라완’, 반인반사슴의 모습을 한 ‘압손스리하’ 등등 수많은 가상의 동물들이 건물의 지붕, 출입구, 계단 등 에메랄드 사원의 구석구석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이들의 존재가 가져다 주는 신비한 힘은 사원 곳곳에 충만하다.
 
에메랄드 불상이 봉안된 프라우보솟 건물의 박공장식은 왕실의 상징인 비쉬누의 화신 라마가 가루다의 등에 올라탄 모습이다. 그 주위에는 양손을 모으고 잇는 천사상(텝춤눔)이 장식되어 있다. 제 2의 장경각 건물인 ‘호 프라몬티안탐’의 박공장식은 화려하기도 하지만 다른 곳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특이한 모습이다. 이곳에는 에라완 코끼리를 탄 인드라(제석천)와 그 위에는 거위 홍사를 탄 브라흐만(범천)이 조각되어 있다. 이 같이 박공 부분에 두 신이 동시에 장식되고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 주위는 천사상이 조각되어 있고 박공의 아래 쪽에도 횡렬로 천사상이 조각되어 가히 박공장식의 극치를 보여 주고 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및 그의 배우자, 직계존·비속이나 형제자매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이들을 비방하는 경우 「공직선거법」에 위반됩니다. 대한민국의 깨끗한 선거문화 실현에 동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주간베스트 TOP10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