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왕궁- 그랜드팰리스의 주요 특징

태국 건축유산 순례

특별취재팀 | 기사입력 2015/01/31 [19:28]

태국의 왕궁- 그랜드팰리스의 주요 특징

태국 건축유산 순례

특별취재팀 | 입력 : 2015/01/31 [19:28]

우리가 해외여행을 할 때 어느 나라든 왕궁은 가장 기본적인 볼거리 중 하나이다. 봉건적 절대왕정은 이제 사라졌지만 한때 통치의 중심지였던 왕궁은 가장 화려한 건축유산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왕궁은 통치를 위한 기능적 공간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왕을 신비화함으로써 왕권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풍부한 장식적 요소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국가에 있어서 왕궁은 그 나라의 가장 화려한 건축물이다.
 
서울에 다수의 왕궁이 있듯이 방콕에도 많은 왕궁이 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왕궁은 흔히 ‘그랜드 팰리스’로 알려져 있는 “프라보롬 마하 라차왕”으로서 왕궁 중의 왕궁이자 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이다. 1782년 처음 지어진 이후 200여 년간 근, 현대사를 지켜본 역사의 증인이며, 태국 예술의 진화양상이 녹아있는 문화유산이다. 따라서, 그랜드 팰리스를 꼼꼼히 살펴 본다면 태국의 정치, 문화, 종교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가 가능하며, 나아가 태국이라는 나라와 사람들에 대해 우리는 좀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먼저 태국의 왕궁은 어떤 구조로 이루어졌는지 살펴보자. 우리나라 왕궁의 경우 왕실의 사적인 공간인 내전과 공식적인 정치공간인 외전으로 대별하고, 여기에 휴식공간인 후원과 승정원, 홍문관, 궁궐수비대 등의 궐내각사를 왕궁의 구성요소로 추가한다. 후원을 가장 안쪽으로 하여 내전, 외전, 궐내각사 순으로 배치하는데, 태국의 경우 흥미롭게도 우리나라의 왕궁배치와 매우 유사한 형태를 갖는다. 크게 내전, 중전, 외전, 왕실전용사원으로 구분되며, 내전은 우리나라와 같은 개념이고, 중전이 우리나라의 외전에 해당하며 외전이 우리의 궐내각사와 대응한다. 배치순서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내전, 중전, 외전의 순서이다. 왕궁 내에 왕실전용사원을 두고 있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가장 안쪽에 있는 정원이 태국에서는 중전에 위치하고 있는 점도 다르다.
 
왕궁의 중전 내에 있는 정원은 당초 ‘사남차이’라고 이름했으나, 나중에 ‘시발라이(Sivalai)’ 정원으로 바뀌었다. 북쪽에 있는 왕궁의 정문을 나서면 건너편에 ‘사남루엉(Sanam Luang)’이라고 불리는 커다란 광장이 있다. 장례식 등 왕실의 주요행사가 열리는 장소로서 장례용 건축물을 뜻하는 ‘프라메루’ 광장으로 불리우기도 하는데, 평상시에는 정치, 문화행사가 개최되는 대중적 공간이기도 하다. 이처럼 왕궁을 내전, 중전, 외전의 순서로 구역을 나누어 배치하고, 왕실 전용사원을 두며, 왕궁 내, 외에 정원(광장)을 배치하는 것은 아유타야 왕국의 전례를 따른 것이다.
 
예로부터 왕통의 안정적 계승과 공고한 통치기반 마련을 위해 대다수의 절대왕조들은 왕권의 신성화(신비화)를 추구해 왔음은 역사가 증명하는 바이다. 왕이 거주하는 왕도는 정치, 행정의 중심지이기도 하지만 하늘(신)의 대리인으로서의 왕이 하늘과 교통하는 종교적 중심지이기도 했던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더라도 왕궁은 전조후시(前朝後市. 행정관청과 시장)라는 정치경제적 중심성은 물론 좌묘우사(左廟右社. 종묘와 사직단)라는 종교, 제의적 중심성을 갖는다.
 
태국은 어떨까? 그랜드 팰리스의 내부에 있는 왕실전용사원(왓프라깨오)은 승려가 거주하지 않는 유일한 사원이다. 이곳에서는 왕이 국가의 수호상인 에메랄드 불상을 모시는 유일한 제사장이다. 앙코르제국을 기원으로 하는 神王(데바라자)사상의 흔적이다. 이외에도 왕궁과 이웃하고 있는 도시의 기둥 락므엉은 왕도 방콕의 지신(地神)을 모시고 있는 사당이며, 왕궁 안에는 국가의 지신을 모시는 장소가 있다. 따라서, 방콕의 왕궁 역시 종교, 제의적 중심성을 확보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왕궁(경복궁)의 입지는 풍수지리설의 이론에 따라 인왕산과 낙산을 좌우에, 북악산과 남산을 전후로 하고 명당수인 청계천이 동서로 흐르는 장풍득수의 길지에 위치하고 있다. 궁궐을 구성하는 수많은 전각 중에서도 정전인 근정전만이 진혈에 입지하고 있다. 진혈은 가장 높은 위계를 갖는 중심(中心)으로서 주변의 모든 것은 이를 위해 존재한다. 엘리아데의 표현에 따르면 세계의 중심이며, 성스러운 중심으로서 하늘과 수직적 교통이 이루어지는 세계의 축(Axis mundi)이다.
 
산으로 둘러싸인 서울과는 달리, 짜오프라야강 하구 저지대의 산이 없는 평지에 입지하고 있는 태국의 왕도 방콕은 왕궁의 동쪽으로 인공산 푸카오통을 배치함으로써 상징적으로나마 산수(山水)의 조화를 꾀하고 있다. 또한, 산은 건물의 지붕형태를 통해서도 상징적으로 묘사된다. 힌두교와 불교의 전통을 모두 지니고 있는 태국은 이 두 종교의 이상세계인 메루(Meru. 수미)산의 모티프를 왕실 및 사원 건축에서 구현하고 있다. 태국 특유의 다겹층 지붕이 메루(수미)산을 상징하고 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며, 쁘라삿(Prasat)이라고 일컫는 형태의 건물에서는 지붕의 중앙에 부처의 임재를 나타내는 탑을 올림으로써 신성을 극대화한다. 특히 왕궁건축에 적용된 쁘라삿은 신(부처)들의 거주처인 천상으로부터 내려오는 신성한 권위를 표현함으로써, 왕권을 정당화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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