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 아유타야- "왓 나 프라메루"

특별취재팀 | 기사입력 2015/01/31 [18:55]

세계문화유산 아유타야- "왓 나 프라메루"

특별취재팀 | 입력 : 2015/01/31 [18:55]

“프라메루(Phra Meru)”라고 하는 것은 왕 또는 왕족의 장례용 건축물을 의미한다. “나 프라메루(Na Phra Meru)”는 장례용 건축물인 프라메루의 앞(front)을 의미하므로, 이 사원 ‘왓나프라메루’는 아마도 왕(족)의 장례식장(또는 화장터)의 앞에 지은 사원일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프라메루’는 왕을 비롯한 왕족의 장례식에서만 볼 수 있는 임시 건축물로서 당대 최고의 건축가에 의해 설계되며, 각 분야 최고의 장인들이 참여하여 태국 목조예술의 극치를 보여 준다.
 
왕실사원이 아닌 일반인들이 다니는 사원에는 대개 높은 굴뚝을 가진 독립 건물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것이 바로 일반인을 위한 장례식용 건물이다. 이 장례식용 건물을 태국 사람들은 “메루(또는 멘)”이라고 칭한다. 즉, 왕(또는 왕족)의 장례용 건물을 “프라메루”라고 부르는 반면, 일반인들의 장례용 건물은 그냥 “메루”라고 부르는 것이다. 오늘날 복잡한 도심 한복판에서 조차도 절의 높은 굴뚝에서 연기가 솟아나오는 모습을 종종 목격할 수 있는데 바로 ‘메루(멘)’에서 화장이 거행되고 있는 것이다.
 
“왓 나 프라메루”는 역사적으로 버마의 아유타야 침략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먼저, 1569년에 아유타야가 버마에 의해 함락된 후 양국의 왕이 만나 평화협정을 체결한 곳이 바로 이 사원이다. 다음으로는 1760년에 버마군이 아유타야를 침략했을 때 이 사원을 거점으로 하여 아유타야 왕궁에 대한 대포 공격을 실시하였다. 이때 대포알이 아유타야 왕궁의 중심부를 정확히 타격하는데 성공하기도 했으나, 이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여 직접 포탄을 발사하던 버마 왕이 부상을 입어 귀환하다가 도중에 죽음을 맞는 계기가 되기도 했던 곳이다.
 
이와 같이 “왓 나 프라메루”는 두 번에 걸친 버마의 태국 침략과 매우 직접적인 관련을 맺고 있는 사원이면서 파괴되지 않은 유일한 사원이다. 태국의 주변 나라들 중 버마만큼 태국을 괴롭힌 나라는 없었다. 일부 사람들은 두 번에 걸친 버마의 절망적인 침략으로부터 다시 독립을 쟁취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사원의 법당 안에 모셔진 금불상 때문이라고 믿기도 한다.
 
사찰의 가장 중심부에 위치한 주법당(우보솟. Ubosoth) 안에 들어서면 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불상 중 하나로 칭송 받는 금불상을 만나게 되는데, 이 불상이 바로 태국을 버마로부터 구해냈다는 불상이다. 이 불상은 높이 6미터, 폭 4.4미터의 크기로서, 동으로 주조하고 순금을 입혔다. 가부좌로 앉아서 마군의 공격을 이겨내고 地母神 토라니를 부르는 자세의 “항마촉지인”의 모습을 하고 있다. 왕의 복장을 입고 왕관을 쓴 불상으로서 후기 아유타야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한다.
 
이 불상을 안치하고 있는 법당은 몇 차례 보수공사가 있었지만 아유타야 시대의 건축 원형을 여전히 잘 간직하고 건축물로 손 꼽힌다. 법당 내부에는 두 줄로 된 열 여섯 개의 팔각형 기둥이 세워져 있으며, 기둥의 상부 끝은 전형적인 연꽃 봉오리 모양으로서 금칠이 되어 있다. 티크 나무로 조각한 천장은 별들로 이루어진 우주를 상징적으로 아름답게 나타내고 있다.
왕의 모습으로 성장(盛裝)한 이 금불상 이외에도 왓나프라메루 사원의 또 다른 법당에는 만들어진 지가 최소한 1500년은 된 것으로 추정되는 석조불상이 있어 눈길을 끈다. 이 불상은 “프라 칸다라랏 (Phra Khandararat)”으로 칭하며, 녹색 사암으로 조각되었고 높이는 5.2미터 폭은 1.7미터의 크기이다. 의자에 앉아 있는 자세의 불상으로서, 아유타야, 크메르 이전에 현 태국 땅을 지배했던 다와라와티(Dvaravati) 시대의 전형적인 양식을 보여 주고 있다. 또, 이 불상이 모셔진 법당에는 아유타야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벽화가 그려져 있다. 오랜 세월의 영향으로 전체적인 벽화의 상태는 그다지 좋지는 않으나, 자세히 살펴보면 다양한 모습의 당시 생활상이 재미있게 그려져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태국인들은 ‘왓나프라메루’의 법당 안에 모셔진 금불상이 버마로부터 아유타야를 구해냈다고 믿는다. 달리 보면, ‘왓나프라메루’가 온전히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은 버마군에 의해 주둔지로 사용되었었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로였든 드물게 남아 있는 온전한 형태의 아유타야 건축물 중 하나인 이 사원을 통해 우리가 찬란했던 이 시대의 문화의 일단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커다란 축복이 아닐 수 없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및 그의 배우자, 직계존·비속이나 형제자매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이들을 비방하는 경우 「공직선거법」에 위반됩니다. 대한민국의 깨끗한 선거문화 실현에 동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주간베스트 TOP10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