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 아유타야- “왓 프라 마하탓”

특별취재팀 | 기사입력 2015/01/31 [18:49]

세계문화유산 아유타야- “왓 프라 마하탓”

특별취재팀 | 입력 : 2015/01/31 [18:49]

태국에서 웬만큼 큰 도시에는 ‘왓마하탓’이라는 이름의 사원이 항상 있게 마련이다. 방콕의 ‘왓 마하탓’, 수코타이의 ‘왓마하탓’, 롭부리의 ‘왓마하탓’, 나컨시타마랏의 ‘왓마하탓’ 등등... ‘왓마하탓’이라는 절은 하나같이 그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점이 공통점이다. 마하탓은 마하(Maha: 위대한)와 탓(That: 유물)의 복합어인데, 대개의 마하탓은 부처님의 유물이나 혹은 왕실과 관련된 유물을 봉안하고 있다.
 
아유타야에도 역시 ‘왓마하탓’이 있으니 지금으로부터 약 630여 년 전인 1374년에 보롬마라차 1세(재위1370-1388)에 의해 아유타야 도성의 중심부에 창건된 아유타야 최대의 사찰이다. 그 중앙에는 무려 50미터 높이의 쁘랑 대탑이 위치하여 아유타야의 랜드마크 역할을 했던 사원이었다. 이른 새벽 명상을 하던 왕이 동남쪽에서 빛을 발하는 부처님의 유물을 발견하였으며, 신성한 그 자리에 사원을 짓게 된 것이 아유타야 ‘왓마하탓’의 창건 유래이다.
 
아유타야는 같은 타이족 국가였던 북부의 수코타이와는 달리, 앙코르제국의 지역통제센터였던 롭부리의 뒤를 이어 앙코르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였다. 따라서, 아유타야 문화 전반에 걸쳐 앙코르문화의 흔적이 발견되는데, 옥수수 모양의 쁘랑탑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특히 왓 마하탓 등 초기 아유타야 시대의 사원은 앙코르제국의 유적에서 보는 것처럼 정교한 평면구성을 기초로 하여, 중앙에 옥수수 모양의 쁘랑탑을 세우고 기단부 코너와 주위에 보조탑을 세워 불교의 메루 우주론을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왓마하탓도 옥수수모양의 쁘랑 대탑을 중심으로 그 주위에 작은 탑을 배치하는 초기 아유타야 건축양식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중앙 쁘랑탑은 당초 38미터 높이의 홍토로 만든 탑이었으나, 송탐왕(1610-1628) 시대에 일부가 무너져 내려 1633년 프라삿통왕 때 보수를 하면서 벽돌과 벽토를 이용하여 50미터 높이의 탑으로 개축하였다. 이후에도 아유타야 말엽인 보로마콧왕(1732-1758) 때에 중앙탑의 전면부를 개, 보수했다는 기록이 있다.
 
부처님의 유물을 보관하고 있음은 물론, 왕실이 후원하는 매우 영향력 있는 종단의 종정이 주석하고 있던 곳이었기 때문에, ‘왓 마하탓’은 명실상부하게 아유타야를 대표하는 사원이었던 것이다. 이 같은 중요성 때문이었을까? 왓마하탓은 1767년 버마군 침략시 약탈과 방화로 사원의 대부분이 크게 훼손되었으며, 중앙의 쁘랑 대탑은 버마군의 침략에도 불구하고 근세까지 비교적 좋은 상태를 유지했다고 하나, 1904년 5월 25일 아쉽게도 무너져 내렸고 현재까지 돌무더기 상태로 남아있다.
 
1904년 붕괴 이후 상당기간 방치되어 많은 보물이 도굴되었다. 1956년에 가서야 태국 예술부가 발굴조사를 실시하여 상당수의 유물을 수습하였으며, 이들 유물은 아유타야의 차오삼프라야 국립박물관에 보존, 전시되고 있다. 왓마하탓은 이후 예술부에 의해 일부 복원작업이 이루어져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기에 이른다.
 
가장 중심부의 주탑이 무너져 내린 왓마하탓은 현재 남아 있는 주위 건축물의 숫자와 다양한 양식으로 미루어 볼 때 전성기의 웅장함을 짐작해 보는 것이 어렵지 않다. 군데군데 흩어져 서있는 작은 규모의 탑들을 통해서 다양한 형태와 창조적 변용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다양한 탑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사원의 중심인 중앙 쁘랑탑의 부재는 중심 건축물이 존재하는 다른 사원과는 달리 전체적으로 존재감의 상실을 느끼게 한다. 특히 이 사원에서 존재감의 상실을 더욱 자극하는 것은 머리가 잘린 불상을 보게 되는 것이다. 지붕이 사라진 벽체를 배경으로 머리가 없는 불상들이 열을 지어 앉아 있는 모습은 형언키 어려운 공허감을 가져다 준다.
 
중앙 대탑이 수백 년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자연 붕괴된 것과 대조적으로, 이 불상들은 인간에 의해 인위적으로 또는 의도적으로 머리가 잘려 나간 것이다. 이를 통해 인간이 가지고 있는 창조성과 파괴성의 양면을 느낄 수 있다. 또, 붉은 홍토 기단 위로 부자연스럽게 주섬주섬 쌓아 놓은 붉은 벽돌 무더기들은 아유타야의 파괴를 무게감 있게 증언하고 있다. 바로 이 같은 파괴의 공허감 또는 부존재감이 아유타야 ‘왓마하탓’에서 직면하게 되는 것들이다.
 
불당폐허 앞쪽으로 무화과나무가 있는데, 그 무화과 나무 뿌리에 불상머리(불두)가 감겨져 있다. 이 모습은 반얀트리 뿌리에 휘감긴 앙코르의 따프롬 사원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나무뿌리에 휘감긴 불두는 이제 아유타야를 대표하는 유명한 이미지가 되었는데, 나무가 50년 정도 되었다는 얘기로 보아 근대 들어 이 같은 모습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어떤 계기에 의해서 불두가 나무뿌리에 위치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 모습은 다분히 문명과 자연의 관계를 되새기도록 해주며, 그 신비한 분위기로 인해 매사 종교적 봉헌을 몰두하는 태국인들에게 또 하나의 예배공간을 제공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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