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본질은 외면하고 현상만 다루는 정치와 언론

강대업 기자 | 기사입력 2016/07/17 [23:12]

[시론] 본질은 외면하고 현상만 다루는 정치와 언론

강대업 기자 | 입력 : 2016/07/17 [23:12]
▲ 브레이크뉴스강원 편집인 강대업


국민들은 이젠 짜증이 난다. 시대 흐름을 안다면 좀 그만들 하고 제발 진정한 정치와 언론 그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라. 선거 때면 80% 이상이 현 정권을 지지하고 현안마다 옹호하던 지역이 무엇 때문에 저렇게 분노하고 들끓고 있는지를 제대로 직시해야 한다.

 

금번 성주 사태를 보면서 왜 무엇이 문제였는지 본질은 외면하고 ‘대통령 없는데 총리 감금’, ‘종북세력이 개입할 것이다’, ‘괴담 유포자 색출, 무법천지’, ‘경제 보상 원해서’ 등 자극적이고 오히려 갈등을 부추기는 듯한 정치권과 언론의 행태는 이제 식상하다 못해 쉰내가 난다.

 

세월호 사고 현장 수습과 오늘까지 이어온 진상조사 과정만 보더라도 이후 우리 사회가 달라진 것이 무엇인가? 나아진 것이나 변화된 것이 보이지 않는다. 어떤 이들은 “아이들이 나라를 지키다가 죽은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난리냐” 말하고, 또 한 방송인은 “나라가 그런 아이들 지키라고 있는 게 아니냐”고 했다는 말을 들으면서 사건의 전말을 시원하게 밝히지 못하고 지지부진 시간을 끄니까 오히려 사회적 갈등만 조장하는 우를 범하고 있지 않느냐는 생각이 든다.

 

환자를 돌보는 의사가 병을 진단할 때는 원인을 규명하고 근본 처방을 하는 것이 상식이지 않는가? 감염이 돼 열이 나는데 감염 치료는 않고 해열제만 잔뜩 먹이면 환자가 온전하겠는가?

 

뉴욕의 쓰레기를 싣고 무작정 떠난 배를 ‘우리 뒤뜰에는 안 된다’고 아무도 받아주지 않자 할 수 없이 다시 뉴욕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게 님비(NIMBY) 현상이다. 사드사태를 그렇게만 볼 것이 아니라 성주군민이 아니 우리 사회가 지금 왜 그리고 무엇 때문에 속을 끓이고 있는지를 좀 더 냉철하게 바라보자는 것이다.

 

오비이락일 수도 있겠지만 대통령은 국내에 민감한 현안이 있을 때마다 해외순방이나 회의 참석차 자리를 비워왔다. 또 아무리 시간에 쫓겨도 모든 일에는 순서와 절차가 있다. 그러한 일을 하라고 장관과 실무자에게 국록을 주어가며 세워놓은 것이 아닌가? 지역의 민감한 문제나 국익에 관계되는 일은 적어도 미리 계획을 세우고 국민이 납득할만한 의견조율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이번 사드사태에 오죽하면 어린 중학생들이 거리로 나와 “우리가 ‘대한민국’이 아니고 ‘대한미국’입니까” 외치고 있지 않는가?

 

일본의 사례를 보더라도 정책상 결정이 난 사안까지도 충분히 시간을 두고 십여 차례 협의 이해 조율의 과정을 거쳐 주민들이 지자체에 찬성안을 내고 지자체가 정부에 요청을 하는 합리적인 민의 수렴 과정을 거친다. 이것이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존중하는 성숙한 민주정치의 기본이 아닌가? 정부가 결정하면 국민은 그저 따라야 한다는 논리는 ‘짐이 곧 국가’라는 망상에 빠졌던 태양왕 루이 14세 때이거나 우리도 한 때 겪었던 군사철권통치 시대에나 가능했던 발상이다.

 

또 국민이 납득 못할 앞뒤 없는 무조건의 안보논리를 앞세워 관철하려는 생각도 이젠 버려야한다. 유사시 이념이나 첨단 무기만으로 전쟁을 치를 수 없다. 군대만 가지고 또한 전쟁을 이기지 못한다. 맹자 공손추(상)에서 언급했듯이 ‘천시불여지리 지리불여인화(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라고 성현들은 일찍이 말한다. ‘아무리 때를 잘 타도 지형의 이로움을 차지함만 못하고 지형의 이로움도 국민 모두가 하나로 화합하는 것만 같지 못한 것’이니 실로 전쟁의 요체를 이른 말이 아닐까.

 

진행되는 과정이 투명하지 못해 무언가 피해를 보는 입장에 서게 된 것 같은 국민을 향해 역지사지로 눈높이에 맞춰 들어주고 순리대로 이어가는 대화가 먼저 필요한 것이지 일방적으로 불쑥 발표해 놓고 설득한다고 될 일은 애초에 아닌 것이다.

 

초록은 동색이라 아무리 현 정권과 색깔이 같은 보수 종편 언론이라 해도 원인이 무엇이고 해법은 무엇인지 정도는 밝혀주고 적어도 두 개 중 하나는 다른 쪽 이야기도 있는 그대로 다뤄야 하지 않는가. 밤낮없이 편파적으로 나발을 부는 행태는 정부의 홍보지도 아니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정치 권력 또한 국민이 함께 공감하지 못하는 정책을 밀고 나감으로써 종국에 얻어지는 것이 무엇인가? 영원히 집권하고 누릴 수 있는 권력이 아니지 않는가? 누가 언제 어떤 노선의 정권이 이어지더라도 국가의 정체성과 위상, 국민의 권익이 우선되고 대다수의 국민이 공감하는, 그래서 희생이 따르더라도 기꺼이 동참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이젠 국민은 더 이상 가르쳐야 할 계도의 대상이 아니다. 제발 꿈에서 깨어나라. 고쳐야 산다. 본질은 외면하고 현상만 다루는 정치와 언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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