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실(實)없는 사람들, 신언서판(身言書判) 검증

강대업 기자 | 기사입력 2016/03/18 [12:02]

[시론] 실(實)없는 사람들, 신언서판(身言書判) 검증

강대업 기자 | 입력 : 2016/03/18 [12:02]

 

사람을 뽑아 쓰는 인사(人事)를 중시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그 인재들이 성군 밑에서 국사를 돌보며 백성의 아픈 곳을 어루만질 때 민심이 하나 되고 국가는 발전할 터이니 말이다.


국운이 융성하고 눈부신 문화의 꽃을 피운 치덕을 칭송하는 말로 흔히 ‘정관(貞觀)의 치(治)’를 손꼽는다. 당나라 제2대 황제 태종 이세민의 치세를 일컫는 말이다. 당태종은 적재적소에 훌륭한 인재를 뽑아 일을 맡기고 또 그들이 황제에게 기탄없이 쓴 소리를 해도 그것을 충언으로 새겨듣고 언제나 나라와 백성을 위한 정치에 반영했던 군주다. 무엇보다 그의 리더로서의 가장 큰 장점은 상대가 비난과 독설을 퍼부어도 그것을 끌어안을 수 있는 포용력이었다. 


어제와 오늘 대한민국의 정국은 얽히고설켜 어디서 어떤 실마리를 풀어야 할지 실로 난감하다. 인사가 만사라 했는데 공인으로 뽑아놓은 사람들을 국민들은그다지 신뢰하지 못하는 것 같다. 법을 집행하고 적용하는 이들이 국민의 기본적 의무와 법을 지키지 못하고 자신이 한 말에 끝까지 책임을 지지 못한다면 어떻게 영이 서겠는가?


굳이 당나라 때와 우리 선조들이 인재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손꼽았던 신(身), 언(言), 서(書), 판(判)을 들지 않더라도 일국의 위정자들과 또 국민 앞에서 모든 정책을 펴나가는 이들에게 백성들이  원하는 것이 있다. 정말 부끄러움 없는 정직한 말과 당당한 태도로 이치와 상황에 맞는 지혜와 판단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복리를 증진시켜 주기를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우리말에 ‘실(實)없는 사람’이라 하는 건 어떤 의미일까 곱씹어 보자. 바로 신언서판(身言書判)의 검증을 통해서 볼 때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사람, 진실 되지 못해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 아닌가? 또 자기 할 일을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도 그 실없는 사람 부류에 들어가지 않겠는가?


국민이 그 말을 듣고 됨됨이를 믿고 선출한 이들 그리고 국민이 뽑아 준 대통령이 임명한 막중한 책무를 지닌 장관들, 정당의 책임자들이 국민을 보고 일하지 않고 윗사람 눈치보며 자리보전하는 게 할 일을 다 하는 건 아닐 것이다. 자기 입이라고 여과 없이 뱉는 말들, 자신이 한 말을 상황에 따라 쉽게 뒤집고 또 백성의 바른 소리를 귀담아 들으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이 바로 ‘실없는 사람들’이 아니겠는가? 그런 사람들이 정치와 행정을 펼치면 자기 할 일을 못해 국가에 결국 누를 끼치고 국격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해 나라 안팎에서도 국민이 천대를 받게 되는 걸 동서고금을 통해 보아왔다.

 

제20대 총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마당에  여야를 불문하고 당내가 공천 결과를 두고 시끄럽다. 여러 소리 할 것 없이 당마다 당헌 당규들이 있으면 그대로 하면 되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심을 거스르지 않는 것이다.

 

뻔히 들여다 보이는 일인데도 문제를 자꾸 감추지 말고 공론화하고 해명할 것은 해명하면 민심도 이해하고 수용할 것이 아닌가? 그런데 어느 한 쪽의 이익을 위해 호도하려 한다면 결국 그 한쪽 짐으로 인해 배는 기울고 당태종이 신하들과 정치를 논한 정관정요(貞觀政要)에 경고한 대로 성난 물과 같은 민심은 배를 엎을 수도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겠다.

 

어지러운 시국일수록 혜안을 가지고 백성을 주인으로 섬길 줄 아는 진정한 성신(聖臣), 양신(良臣), 충신(忠臣), 지신(智臣), 정신(貞臣), 직신(直臣)을 가려 뽑아 기울어져가는 국운을 바로잡아야 할 책임이 결국 국민에게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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