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필리버스터 정국과 머쓱한 사드 외교

강대업 기자 | 기사입력 2016/02/25 [01:37]

[시론] 필리버스터 정국과 머쓱한 사드 외교

강대업 기자 | 입력 : 2016/02/25 [01:37]
▲ 브레이크뉴스강원 편집인 강대업
벌써 40여 년 전 기억이다. 대학 시절 서클 선후배들이 자주 모이던 하숙집에서 같이 본 영화 중 한 장면이 떠오른다.

미국 의회에 진출한 보이스카우트 단장 출신 풋내기 상원의원이 권력형 부패 세력의 음모에 맞서 의회에서 끝까지 자신의 발언권을 놓지 않고 투쟁하는 내용이었다. 급기야 힘 있는 이들은 언론까지 동원해 왜곡된 보도로 진실을 덮으려 하지만 그의 진심을 아는 보이스카우트 단원들이 모두 일어나 음모를 밝혀내고 극적인 반전을 이루는 영화였다.

쟁점의 시시비비를 떠나 영화 속의 젊은 상원의원 역을 맡은 '제임스 스튜어트'가 마지막에 쓰러지면서까지 보여준 합법적인 의사진행방해가 47년 만에 대한민국 국회에서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해 야당의원들에 의해 재현된 바로 ‘필리버스터란’ 제도였던 것이다.

한쪽에서 한 치의 양보나 타협을 불허하고 몰아붙이면, 서로 단상을 점거하려고 몸싸움을 하고 파행으로 치닫던 종전의 국회와는 또 다른 의회정치의 묘미를 느끼게 한다.
 
물론 무제한 토론이 끝날 때까지 지켜봐야하는 상대로서는 곤혹스러운 장면이기도 하겠다. 주어진 발언권을 통해 법안의 실효성과 독소조항까지 맹점을 조목조목 반박함으로써 찬반가부를 떠나 법안 취지와 내용을 잘 몰랐던 국민들에게 이해를 돕고 생각하게 하는 기회를 줄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여당은 무엇이 그리 급해서 법안 심사과정을 제대로 거치려 하지 않고 의장이 직권 상정하도록 몰아붙였는지 의아하다. 야당의 주장을 보면 얼마든지 협상의 여지도 있었던 것인데…….

급작스러운 개성공단 폐쇄 결정과 연이은 사드 배치 논의도 곱씹어 보면 무엇에 쫓기듯 벌여놓고 앞뒤를 맞추려 뒷수습하는 모양새가 한 주권국가의 정책 결정이라고 보기엔 미흡한 부분으로 보인다. 더구나 대한민국을 가운데 두고 미국이 북한과 물밑 교섭을 하는 듯한  행보와 중국과의 외교 채널을 통해 도출해 내는 발언을 보면 우리의 성급한 결정들을 머쓱하게 하는 것 같다.

결국 궁극적으로 누구를 위해 정치와 외교를 펼쳐야 하는지 명확한 답을 보여주고 있는 주변국들의 행보를 보고 우리 정치 지도자들은 아프게 깨달아야 한다.
  
혹자는 지금 대한민국의 상황이 구한말의 한반도 정세와 흡사하다고 한다. 열강들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어제까지 적대시하던 상대와 뒷거래를 하고 손을 잡는 철저한 국익외교전쟁에서 확고한 원칙과 냉철한 수읽기 없이는, 언제나 줄 것 다 주고 빈손으로 돌아와 안팎으로 구설수에 오르는 처지를 면치 못할 것이다.

또한 많은 언론이 한쪽으로 같은 나발을 분다고 해도 정보화시대 국내외 네트워크를 통해 국민들이 알 것은 다 알고 있는 시대 아닌가?

아는 만큼 보이고 참여하는 만큼 누리는 민주사회 민주시민들의 역량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젠 제발 국민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상식과 정도의 정치를 해달라고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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