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탁한 물일수록 의혹의 막대기로 자꾸 휘저을 수밖에

야당은 국민들도 알고 있는 것, 더 알고 싶어하는 것들을 왜 전문성 있게 밝혀내지 못하는가?

강대업기자 | 기사입력 2015/07/27 [23:50]

[기자수첩] 탁한 물일수록 의혹의 막대기로 자꾸 휘저을 수밖에

야당은 국민들도 알고 있는 것, 더 알고 싶어하는 것들을 왜 전문성 있게 밝혀내지 못하는가?

강대업기자 | 입력 : 2015/07/27 [23:50]
국정원 해킹 의혹 사건으로 온 나라가 가마솥처럼 끓고 있다.


국정원의 감청관련 업무에 오랜 동안 실무 역할을 했던 한 직원이 원장님, 차장님, 국장님께란 해명에 가까운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죽을 이유가 없는데 죽어서 평지풍파를 일으킨다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유서의 논지는 ‘대국민 사찰은 없었다’, ‘부족한 판단에 저지른 실수로 파일을 삭제했다’였다.
 
이에 여러 의혹이 제기되자 국정원 직원 일동 명의로 된 보도자료 형식의 글이 내부 홈페이지에 공개되고 또 한번 여론이 들끓고 있다. 그 보도자료를 그대로 보도한 모 뉴스기사에 댓글들이 순식간에 수 천 개가 올라갔다. 그런데 오늘 보니까 그 많던 비난의 댓글은 모두 내려지고 없다. 여러 사람의 말은 쇠도 녹인다는 옛말이 두렵기는 두려운가 보다.


급기야 여야의 국회 정보위원회가 비공개로 열리고 국정원장이 나와 해명을 한다고 했지만 의혹을 풀어주기에는 미흡했다.


‘삭제된 51건의 파일은 모두 복구했다’, ‘파일은 국내 실험용 그리고 해킹하려다 실패한 것과 대테러 관련이었고 내국인 사찰은 없었다’, ‘믿어 달라’는 국정원장의 해명 요지다.


야당 의원들이 요구한 믿을 만한 근거 자료들을 제시하고 믿어달라는 게 아니라 그냥 믿어달라고 하는 논리가 우리 국회에서 국가 기관의 한 수장이 펼치고 있는 논리다.


그렇다면 그 동안 국정원은 우리 국민들이 신뢰할만한 이력과 행적을 보여주었는가?  몇 차례 도마에 올랐던 ‘불법 도청건’, ‘간첩 증거 조작건’, ‘국정원 법을 어기고 선거 기간 불법 댓글을 달아온 사건’ 모두가 처음에는 사실무근이라고 모르쇠로 일관했던 일들이 결국 하나하나 드러나고 있지 않은가? 국민이 아이들도 아니고 무엇을 더 믿으라는 것인가?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릴 때마다 국가안보를 내세우는 옹색한 논리에 이제 국민들도 둔감해 진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국정원 직원 일동의 보도자료에 나온 ‘무책임한 정치공세로 국론을 분열시킨다’는 투의 그 안보 논리도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한 쪽의 책임이 없다고 말 할 수 없는 것이다.


속이 보이지 않는 탁한 물은 무엇이 가라앉았나 의혹을 안고 자꾸 휘저을 수밖에 없도록 되어 있다.


이 차에 야당 의원들에게도 정말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국민들도 전문성을 갖고 그동안 미궁에 빠진 사건들에 대한 자료를 찾아가며 분석하고 증거를 제시하고 또 의혹을 풀어감으로써 국가권력의 남용을 막고, 그들이 본연의 업무를 하도록 경책하는 수고를 하고 있는데 야당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준엄하게 묻고 싶다.


또한 야당이 요구하는 자료는 하나도 제출하지 않고 무조건 믿으라고 하는 여당도 손바닥으로 가릴 수 없는 것을 가리려 한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예부터 알고 싶은 것이 투명하게 알려지지 않으면 유언비어가 생기는 법이고, 가마솥이 끓을 때 덮어만 놓고 있으면 넘쳐서 솥뚜껑을 밀어내는 이치를 우리 정치하는 분들이 좀 알았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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