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의 이상국가론 - 소국과민(小國寡民)

<<서은환 컬럼>> 노자야 노올자 제3편

서은환 치악시서화 연구회 회장 | 기사입력 2014/08/02 [12:26]

노자의 이상국가론 - 소국과민(小國寡民)

<<서은환 컬럼>> 노자야 노올자 제3편

서은환 치악시서화 연구회 회장 | 입력 : 2014/08/02 [12:26]


며칠전 몽골과 바이칼호수 주변에 여행을 갔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초원과 바이칼호수 주변의 자작나무 숲, 그리고 그곳에 사는 부리야트족의 빈한하지만 여유로운 생활을 보면서 노자의 이상사회인 소국과민을 생각해 보았다. .
 
누구나 물질에 과도하게 집착하게 되면 그 순간부터 그의 인생에서 아름다운 향기는 사라진다. 집착의 끈을 놓아버리면 좁은 마음이 넓어지면서 참으로 편안해 진다. 공자의 인생삼락(人生三樂)에서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으면 또한 군자가 아닌가(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 논어 학이편)”라고 말했듯이 남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해방되면 더 없이 자유롭다.
 
끝없는 초원에서 겨우 일부만 경작하고 마을은 있되 사람은 거의 보이질 않는다. 도대체 어디에도 바쁜게 없어 보이고 사람은 있는지 없는지 자연속의 일부가 되어 있다.
 
별 맛없는 음식을 달게 여기고 좀 누추한 옷을 아름답게 여기며 사는 곳을 편안히 여기고 풍속을 즐겁게 여긴다(甘其食 美其服 安其居 樂其俗 ; 노자80장)
 

▲ 小國寡民(소국과민). 서은환作   


 
소국과민 사상은 전국시대(戰國時代)의 사회혼란과 민생폐단에 절망한 노자의 과거회귀사상이다. 씨족사회나 부족사회의 작은 국가로 돌아가자는 것이고 모계사회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현대적으로 보면 자본주의 체제의 빈부격차와 민생파탄, 아무리 노력해도 살기 힘든 사회의 또 다른 담론이다.
 
사실 인간은 욕망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소국과민은 소사과욕(小私寡慾)의 다른 말이다. 사유(私有)는 작게 하고 욕망은 줄여야 전쟁이 없는 소박하고 평화로운 국가가 가능해진다는 의미이다.
 

노자는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구울 때 부서지지 않고 잘 익도록 도와 주는 것과 같이(治大國 若烹小鮮 ; 노자60장) 보이지 않는 손길로 무위(無爲)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설파한다.
 
오늘날 연방이나 대국의 간섭이 없는 소규모 지방자치나 지역공동체의 자치공화국이 노자의 소국과민의 한 모습일 수도 있다.
 
노자가 생각하는 이상국가는 작은 나라 적은 백성 속에서도 무위(無爲)와 무욕(無慾)을 추구하는 이상사회로 도연명의 ‘도화원기’에 나오는 무릉도원같은 사회다.
 
무릉도원과 다른 것이 있다면 무릉도원처럼 패쇄된 사회가 아니라 늘 사회 현실을 직시하여 “아직 드러나지 않았을 때 하고 아직 어려워지지 않았을 때 다스리는(爲之於未有 治之於未亂 ; 노자64장)” 어느 누구도 넘 볼 수 없는 강하고 작은 사회이지만 순박함을 잃지 않고 평화롭게 공존하는 사회, 그러면서도 본바탕을 드러내고 소박한 마음을 갖게 하며(見素抱朴) 사유는 작게 하고 소비욕구는 적게 하여(小私寡慾) 밖으로 무엇을 구하려 애쓰지 않는 사회를 꿈 꾼 것은 아닐까.
 
이웃나라가 서로 바라다 보이고 개소리 닭소리 들리는데 늙어 죽을 때까지 서로 왕래하지 않는다(隣國相望 鷄犬之聲相聞 民至老死 不相往來 ; 노자 80장)와 거의 같은 의미가 도연명의 시에도 나오는데  “마을 속에 오두막을 짓고 살건만(結廬在人境) 수레타고 시끄럽게 찾아오는 이 하나 없구나(而無車馬喧)“의 구절이다.
 

사람들이 문명의 겉치레를 벗어 던지고 있는 그대로 소박하게 생활하는 것이 가장 행복한 삶이다. 자연에 순응하여 소박한 마음으로 돌아가면 욕심이 줄어들고 고요해진다. 그러면 천하가 저절로 안정된다(不欲以靜 天下將自正 ; 노자37장).
 
산업화로 인해 인구가 농촌에서 도시로 나갔지만 문명화로 인해서 다시 도시에서 농촌으로 유입되는 현상과 같이, 폐쇄되지 않는 사회 속에서 무릉도원같은 소국과민의 아름다운 이상향이 바로 나의 마을공동체부터 나의 주변부터 가능해지는 것은 아닐까 상상해 본다.


▲ 서은환 치악서화회 회장   

 
글쓴이: 서은환 치악 시서화연구회 회장
전 서울은행 근무
전 고려증권 펀드매니저 및 애널리스트
전 고려종합경제연구소 책임 연구원
원주사랑공인중개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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